지난 7월 부산에서 음식물 쓰레기 수거업체 근로자가 3m 깊이 쓰레기 저장소에 빠져 숨지는 사고가 있었습니다.<br /><br />이런 사고가 한 두번이 아닌데, 최소한의 안전설비조차 없었습니다.<br /><br />작업자들의 환경이 사고 이후 나아졌는지 다시 간다, 우현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.<br /><br />[리포트]<br />음식물 수거차량에서 음식물 쓰레기들을 저장소로 붓는 작업중입니다.<br /><br />형광색 조끼를 입은 작업 남성은 차량 옆에서 삽을 들고 찌꺼기를 긁어냅니다.<br /><br />위태롭게 작업을 이어가던 남성은 발이 미끄러진 듯, 3m 깊이의 음식물저장소에 빠집니다.<br /><br />또 다른 근로자가 다급히 119에 신고를 한 뒤 구조에 나섰지만, 함께 추락했습니다.<br /><br />부산의 이 업체는 하루 200톤 음식물을 처리하는데, 저장소엔 안전난간은 물론, 구조에 필요한 응급사다리조차 없었습니다.<br /><br />먼저 추락한 50대 근로자는 음식물 더미에 질식해 결국 숨졌습니다.<br /><br />[홍창식 / 쓰레기 수거업계 관계자]<br />"바닥이 미끄럽고, (저장소) 입구까지 끝까지 밀어붙여서 투기해야 해서 발을 약간 미끄러져 버리면 밑으로 떨어지게 돼 있습니다."<br /><br />음식물 쓰레기 저장소에 빠져 근로자가 숨진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.<br /><br />근로자가 분쇄기에 끼어 목숨을 잃는 등 저장소 추락 사고가 이어지고 있습니다.<br /><br />[강석화 / 대전도시공사환경노조 위원장]<br />"(저장소) 깊이가 2m이든 3m이든 그 밑에 큰 롤러가 있어요. 사람이 거기에 끼면 밧줄이 있든, 튜브가 있든, 헤쳐나오는 게 그게 말처럼 쉬운 게 아닙니다.<br /><br />두 달전 사고난 해당 업체는, 부분작업중지 처분을 받은 뒤, 현재는 저장소 내부에 안전난간과 사고 대비 특수장비를 설치했습니다.<br /><br />다른 음식물처리업체의 상황은 어떨까?<br /><br />하루에도 수십대의 음식물 쓰레기 수거 차량들이 드나드는 광주의 공공 음식물 처리장엔 구명튜브, 구조용 안전그네, 미끄럼 방지를 위한 패드가 설치돼 있었습니다.<br /><br />[백병철 / 광주환경공단 음식물자원사업소]<br />"음식물에는 동식물 기름이 많거든요. 여기는 미끄러운데 여기는 딱 걸리거든요."<br /><br />"음식물 저장소 바로 옆에는 건물 바깥에서 산소가 계속 공급되는 이 마스크가 설치돼 있는데요.<br /><br />이걸 쓰면 작업자가 빠지더라도 질식 위험 없이 구조할 수 있습니다"<br /><br />취재진이 찾은 경기와 광주지역 음식물 수거업체를 비롯해 사고 이후 전국 음식물처리업체 223곳 중 181곳이 안전설비를 강화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.<br /><br />[○○음식물 처리업체 관계자]<br />"사고 난 이후부터 비상벨하고 사다리, 구명튜브 그런 거…"<br /><br />하지만, 업체별로 안전설비 설치 내역이 다릅니다.<br /><br />안전 난간에, 미끄럼 방지 시설까지 갖춘 곳이 있는 반면, "안전에 주의하라"는 경고문만 부착한 곳도 있습니다.<br /><br />폐기물 관리법상, 음식물처리업체가 구체적으로 어떤 장비를 갖춰야 하는지에 대한 규정이 없기 때문입니다.<br /><br />[권영세 / 국민의힘 의원]<br />"현재는 수집 운반 업체에 대해서는 안전 규정이 있는데, 음식물 쓰레기 처리업체에 대해서도 통일된 안전 규정이 필요하고요."<br /><br />사고를 막기 위한 보다 근본적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.<br /><br />[박시현 / 유한대 산업안전학과]<br />"창살로 돼 있는 (저장소) 덮개를 사용하면 사람은 빠지지 않지만 부산물들은 깨끗하게 씻어내릴 수 있겠죠. 적극적인 방어대책을 시설에서 책임져야…"<br /><br />'다시 간다' 우현기입니다.<br /><br />PD : 윤순용<br />AD : 권용석<br />작가 : 박정민<br />그래픽 : 박진수 김승훈